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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진짜 문무대왕릉은? 경주 감포와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Korea Tourist Attr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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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의 왕릉은 바다의 암석을 기반으로 수중릉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교과에서 익히 배워 아는 사실일 것 입니다. 삼국유사에는 문무왕이 자신을 화장해 (서라벌) 동쪽 바닷가에 수장해 나라를 지키도록 하라는 유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록으로는 문무왕릉의 정확한 위치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근대에 들어와서 역사학자들의 추정으로만 경주 감포에 있는 바다 가운데 암석을 문무대왕의 수중릉이라고 지정한 것이죠. 

그런데 울산 동구에는 또 다른 대왕암이 있습니다. 바로 울산 대왕암공원이 그 곳인데, 경주 감포의 대왕암이 문무대왕릉 사적으로 지정되던 1967년 무렵, 울산의 한 역사학자가 울산대왕암이 문무왕의 왕비 수중릉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역사서를 저술함으로써 울산대왕암은 왕비의 릉으로 알려지며 점점 굳혀져 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울산 동구의 대왕암이 '진짜 문무대왕릉' 이라는 연구가 향토 사학자들에 의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 하는 몇몇 증거들을 들고 있는데 -우선 경주국립박물관에 보관된 문무왕의 비석 문헌을 든다. 비석 뒷면 비문에는 "경진에 수장하라"고 했는데 고래 '경'자와 나루 '진'자를 썼다. 울산에 있는 대표적 국보인 반구대암각화에 고래그림이 있는 등 울산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고래도시로 알려져 왔고, 문무왕 비문에 있는 이 글이 울산의 문무왕릉이 맞다는 것을 설명한다는 것.-  

-또 하나, 문무왕 당시 지리적 여건이다. 당시 서라벌과 울산대왕암은 말을 타면 하루 거리인데 반해 감포는 700미터가 넘는 토함산 자락이 가로막혀 3일이나 걸린 거리였다는 것. 경주와 감포간 직접도로는 1960년대 박정희 정권 당시 개통됐다. 또한 울산 경주를 오가는 강을 그 예로 든다. 경주의 입구인 입실에서 태화강에 이르는 동천강은 특이하게도 북쪽(입실)에서 남쪽(태화강)으로 흐르는데, 당시 경주에서 배를 타고 울산으로 왕래한 것이 그 증거라는 것.-

경주 감포에 있는 문무대와릉과 울산 동구에 있는 대왕암공원 두 곳을 모두 방문해 보셨다면 어떤 곳을 진짜 문무대왕릉이라고 하면 좋을지 생각이 들게 됩니다. 역사를 이런 주관적인 잣대로 만들어 가서는 절대절대 안되지만 울산 동구의 대왕암이 정말 압도적인 풍광과 대왕암으로서의 위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단지 역사 학자들의 저술에 의한 역사일 뿐입니다. 사실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이런 모호한 역사적 사건이 보편적인 역사적 사실로 되어버리죠.


저는 울산 사람도 아니고 경주 사람도 아니지만(오히려 본적을 경주에 두고 있는 경주에 더 가까운...) 밝힐 수만 있다면 진짜 대왕암을 가려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경주 감포에 있는 문무대왕릉이라는 곳을 보았을 때(사실 바다 가운데 멀리 있어서 잘 보기도 어려움) 뭐야? 걍 흔한 바다위 암석이잖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교과서에서 본 그나마 근접 촬영한 사진은 배를 타고 들어갔거나 항공사진 이거나...


만약 제가 삼국시대 문무대왕 이었다면 경주 감포 대신에 울산 동구 대왕암 바로 사진속의 이 곳을 수증왕릉으로 만들라 했을 것 같습니다. 하늘 아래 문무대왕릉이 하나 밖에 없을지언정 이 곳은 그 어떤 곳 보다 문무대왕릉으로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각과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고양이가 주변 암석의 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입니다. 바위와 고양이가 잘 구분이 되지 않아서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지금은 이 고양이가 대왕암의 주인인양 마음 푸근히 자리를 지키고 있더군요. 그런데 이 모습 또한 하나의 볼거리 입니다. 울산 대왕암 공원 가신다면 꼭 이 고양이 찾아보세요. ㅋ


낚시가 잘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꾼들이 연신 멀리서도 식별이 가능한 큼지막한 고기들을 낚아 올립니다. 바위에 서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암석 하나하나의 덩어리가 얼마나 큰지 비교가 되실 겁니다. 정말 멋진 바위들 이라고 생각...


울산의 막강한 자본력으로 대왕암공원은 무척이나 잘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몇년전에 갔을 때에는 약간 황량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북적북적 좀 예전이 그립더라구요. 입구에 공룡 놀이터도 있고(아이들이 와글와글) 상점들도 예쁘게 들어서 있습니다. 최고의 해상공원을 지향하는 울산대왕암공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입구에 새로 들어선 건물들에 카페나 식당, 편의점들이 들어왔고 이제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찾는 공원이 되었습니다. 경주 감포의 수중에 문무대왕이 있다는 것이 맞다면 굉장히 외로울 것 같다는 느낌... 울산 대왕암공원은 비록 문무대왕비의 수증릉이 되어 있지만 언젠가 다시 '문무대왕릉'으로 바뀌어 있지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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