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는 제가 제주도 만큼이나 좋아하는 '섬' 입니다. 오히려 제주도 보다 더 평화롭고 힐링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남해인 것 같아요. 남해는 삼천포 쪽에서 연육교를 통해 들어올 수도 있고 예전처럼 남해대교를 통해 진입하는 길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현수교'인 남해대교를 더 좋아하고 그 길을 따라 남해로 드라이브를 하곤 합니다. 그냥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 만으로도 남해의 들판과 바다, 아름다운 길들이 펼쳐져 있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남해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맛집 중에 하나인 '달반늘'이 있어서 항상 방문하고 싶은 곳이죠. 사는 곳이 부산이라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 이번이 벌써 세번째 달반늘 입니다. 달반늘을 알고부터 겨우 1년에 한 번정도 오는 셈이죠. 이 곳을 처음 알게된 계기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한창 트위터를 즐기고 있을 때 저도 팔로워 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정용진 부회장의 트위터에 포스퀘어로 '달반늘'에 체크인 한 것이 떴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정용진부회장이 즐겨찾는 남해의 맛집 이더라구요.
'달반늘'은 숯불구이도 맛있지만 '양념돌판구이'가 오히려 유명세 입니다. 저도 처음 달반늘에 갔을 때 양념돌판구이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양념과 어우러진 바다장어가 굉장히 부드럽고 입에서 살살 녹는게 말할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달반늘에 가서 장어를 먹고난 후에는 정말 '스테미너'를 느끼게 되었죠. 저는 익히 알려진 여러 스테미너 음식을 먹어봤지만 정말 스테미너를 느낀 것은 이 곳 '달반늘'에서 장어를 먹고난 후 였습니다. 남해 여행을 하고 하루 종일 걷고 돌아다니고 저녁에 운전을 해서 부산으로 돌아가야 되는데 전혀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아! 이것이 스테미너구나 느낀것이죠. 참고로 두번째 스테미너를 느낀 음식은 부산 기장군에 철마라는 한우가 유명한 지역이 있습니다. 그 곳에서 정말 한우를 맛있게 먹고 스테미너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남해에는 사실 먹을게 별로 없기로 유명합니다. 그나마 멸치쌈밥이 유명한데 제 취향은 아니라서... 그래서 남해에 오면 유일하게 무조건 가는 곳이 바로 '달반늘' 입니다. 그런데 이번 세번째 방문에서는 굉장히 실망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방문 이후로 맛집 리스트에서 완전히 삭제해 버렸습니다.
이번 여행의 일정은 예전에 초겨울에 남해를 방문해서 아쉬웠던 '가천다랭이' 마을을 둘러보고 미국마을 한번 찍고 '달반늘숯불장어구이'에서 이른 저녁식사를 마친 후 '진주유등축제'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남해대교 → 가천다랭이마을 → 미국마을 → 달반늘 → 진주남강
10월 9일 '한글날' 휴일 이라서 '달반늘'에도 사람이 많을 거라는 예상을 하고 나름 서둘러 달반늘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5시 40분경 이었죠.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가게 안에도 테이블이 몇개 비어 있길래 '아 일찍 잘 왔구나' 생각하면서 들어가려는 순간..."자리 없습니다. 돌아가세요~!"
식당 종업원 분께서 지금 여기 계신 분들이 다 계모임 하시고 다른 테이블도 예약이 다 되어 있어서 손님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다른 손님이 식사하실 동안 기다리겠다고 했었죠. 그런데 "아 왜이러세요~ 오늘은 안됩니다. 내일 오세요~"
저는 너무 아쉬워서 "죄송한데 좀 기다려도 되니까 한 테이블만 차려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부산에서 왔는데...ㅜㅜ" 왠만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내일 오세요. 내일 오세요!!" 저는 그럼 내일 다시 부산에서 와야되는 건가요?
조금 화가나서 아니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다른 분들 한 테이블만 드시고 나가면 먹겠다고 하는데 왜 안되냐고 하니까 무조건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조금 언성이 오가니까 종업원 한 분이 사장으로 보이는 분에게 "한 테이블만 차려드리지요..." 그래도 사장님은 고개를 절래절래 하면서 "안되..안되.."
끝내는 종업원 한 분의 배려로 바깥에서 '양념돌판구이' 한 상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짜증나는 것은 찬바람 부는 한데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안에서' 드시던 분들이 우르르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테이블은 많이 비어 갔구요. 계모임도 아니었고 오래 식사를 드시는 분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폭발~!
사장님한테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냐고 반문 했었죠. 정말 저희 세식구(어른2, 아이1) 먹을 테이블이 없었던 것입니까. 종업원 분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시고... 사장님은 계속 변명... 언쟁 중에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대뜸 "아까 전화 하셨죠?" 손님은 "아니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일반손님을 예약손님으로 둔갑시키려 했던 것이죠.
그리고 저희가 식사하는 도중에 손님들이 많이 나갔기 때문에 말이라도 '안으로 상 옮겨 드릴까요?' 이렇게 물어볼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는 '환타 한 병' 꺼내와서 저희 식구를 달래려고 하시는데, 정말 바깥에서 먹으니까 음식도 빨리 식어버려서 맛도 없고 너무 짜증 나더군요.
장사를 하시는 입장에서 특히 음식을... 찾아온 손님을 어떻게 해서든 한 상차려서 먹여 보내려고 애쓰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요? 마감 시간에 온것도 아니고 재료가 다 떨어진 것도 아닌데... 음식이 맛있어서 찾아온 손님을 '문전박대' 식으로 돌려보내려 하시고... 계속 거짓말을 하시고...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정황상 말씀드리면... 남아있는 테이블은 얼마 없었고 겨우 돌판장어구이 2인분 밖에 안되는 손님에게 한 테이블 내어 주려니 '공휴일 특수'를 노리던 사장님 입장에서는 저희 식구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었던 모양입니다. 사장 입장에서는 숯불구이도 푸짐하게 주문하고 돈되는 주류도 좀 시켜드시는 '정원 네명'의 손님이 안성맞춤 이었던 것이죠.
식사를 마치시고 저희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시던 한 어르신께서 달반늘 사장님께 던진 말씀 "주인이 손님 입장을 이해 해야지... "
오늘 상황이야 어쨋든 음식이나 맛있게 먹었으면 그래도 다시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텐데... 맛이 있었을리도 없고 정말 예전보다 맛이 떨어진 느낌도 있고 '장어구이' 달반늘 아니라도 부산에서 얼마든지 괜찮은 곳을 발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이제 '달반늘'과는 영영 Bye~ Bye~! 입니다. 그래도 이 상황은 순전히 개인적으로 겪은 경험이니까 '달반늘' 명성이 탐이 나시면 안가보신 분들은 한번쯤 가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달반늘...'가던 달도 쉬어가는 곳'이라 했거늘...쉬어갈 수 없는 이 곳은 더이상 '달반늘'이 아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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