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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무소유 '침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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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 - 김수환 추기경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며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 것을 유언하여 절판에 이르렀지만 나 조차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었다.


'침묵의 의미'

사람이 해야할 말이란 꼭 필요한 말이거나 '참말'이어야 할 텐데 불필요한 말과 거짓말이 태반인 것을 보면 우울하다. 시시한 말을 하고나면 내 안에 있는 빛이 조금씩 새어 나가는 것 같아 말끝이 늘 허전해진다.

침묵을 배경 삼지 않는 말은 소음이나 다를 게 없다. 생각없이 함부로 내뱉는 말을 주워 보면 우리는 말과 소음의 한계를 알 수 있다. 주변에서 토해지는 말씨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꾸만 거칠고 천박하고 야비해져 가는 현상은 그만큼 내면이 헐벗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침묵의 의미는 침묵이라는 여과 과정을 거쳐 오로지 '참말'만을 하기 위해서다. 침묵의 조명을 통해서 당당한 말을 하기 위해서다. 침묵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안에 고여있는 참말을 비로서 듣는다. 내면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는 미처 편집되지 않은 성서다. 

'사람마다 한 권의 경전이 있는데 그것은 종이나 활자로 된 게 아니다. 펼쳐보아도 한 글자 없지만 항상 환한 빛을 발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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