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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페이톤(VW Phaeton, 파이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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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파이톤은 독일어권에서는 Fa-i-ton으로(e가 작게 들려 i가 됩니다. 파에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Fay-ton(페이튼이라고 들릴 겁니다)으로 발음합니다. 저는 독일어 발음을 따르지만 많은 분들이 하시는 페이튼이란 표기방법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폭스바겐 가문의 대형 럭셔리 세단입니다. 2002년 제네바 모터쇼가 데뷔 무대였고 북미(미국과 캐나다)에서는 2004년형부터 2006년형까지 팔렸습니다. 판매는 저조했습니다. 

 

 

<명칭>

파이톤이라는 이름은 Phaëton(영어식 발음으로 페이턴)이라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에서 따왔다는 게 일반적인 설인데 여기서 그 신화를 잠시 소개하면,


파이톤은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클뤼메네 사이에 태어난 사생아 아들입니다. 파이톤은 친구들이랑 있을 때 해를 보곤 했었습니다.

친구들 : "너 뭐해?"

파이톤 : "아버지를 보고있어."

친구들 : “돌았냐?”

친구들은 믿지 않았죠. 너무도 속상했던 파이톤은 그 일을 어머니께 말씀드렸고 어머니는 해 뜨는 동쪽 (동쪽의 끝)에 아버지의 신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이톤은 신전까지 산 넘어 바다 넘어 결국엔 도착했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태양신 헬리오스를 만난 파이톤은 아버지임을 확인하고자 했지요.

파이톤 : "님하 아버지 맞삼??"

헬리오스 : “맞삼”

그러자 파이톤은 소원한가지를 들어달라고 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헬리오스는 스틱스강 (하이데스가 지배하는 지하세계로 가는 강입니다. 신도 이강에 이름 을 걸면 아무도 그 약속을 어길 수 없었습니다.)에 이름을 걸고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파이톤은 태양마차를 타서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헬리오스는 스틱스 강에 이름을 건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했지만, 이미 이름을 걸었기에 약속을 어길 수 없었습니다. 헬리오스는 다른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지만 파이톤은 고집을 부렸습니다. 헬리오스는 어쩔수없이 몇가지 주의를 주었습니다. 

헬리오스 : "너무 높게 날면 별자리가 위협을 할 것이고 너무 낮게 날면 마을이 불탈 것이다. 그러나 이 아버지가 마차를 모는 길이 있으니 그 길을 따라가거라." 라고 했습니다. 파이톤은 그리하여 마차를 몰게 되었습니다. 자기 마을에 도착하자 자기 친구들이 놀고 있는것을 보았습니다. 파이톤은 아버지의 충고를 잊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려고 낮게 날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태양의 마차가 너무 내려가 마을이 불타기 시작했습니다. 놀란 파이톤은 갑자기 높게 날았고, 하늘에 있던 별자리들(사자, 전갈등등)이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파이톤은 다시 땅으로 급히 내려왔고, 땅에 불이 나 마을은 가뭄이 시작됬습니다. 사람들은"해가 미쳤다"라고 말했구요. 제우스의 어머니인 땅의 신 가이아도 땅위의 열기가 견디 기 힘들었는지 저승가까운 동굴로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제우스는 신들과 회의를 했는데 대장장이신 헤파이토스가 "제가 하나를 더 만들 테니 저 마차를 부숴버리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결국 제우스는 파이톤이 탄 태양의 전차에 번개를 내렸습니다.


과연, 운전 부주의로 결국 번개를 맞아 요절하는 파이톤이 폭스바겐 파이톤의 이름에 걸 맞는 것인가요?

 

파이톤에 대한 명칭 유래의 2번째 설은 19세기 부터 존재했던 4륜 마차 Phaeton이라는 설입니다.

 

페이튼(여기는 영어권입니다. 웃음) 은 19세기 초반 말 한 마리, 혹은 두 마리가 모는 스포티한 마차로 커다란 바퀴가 특징이었습니다. 바퀴는 큰데 차체는 작은 마차였죠. 덕분에 빠르지만 많이 위험 했습니다. 특히 좌석에 앉아도 좌우로 몸을 지탱할 격벽이 없어서 빠르게 몰면 흔들려 추락할 위험이 컸습니다. 때문에 그리스 신화에서 위험하게 전차를 몬 페이튼이 마차의 별명이 되었지요.

 


모든 마차 중에 페이튼이 제일 빨랐기 때문에 우편배달 업무를 맡은 마차가 대부분이 하이 플라이어 페이튼(High Flyer Paeton)이었습니다.

 

마차에서 파생된 페이튼이라는 명칭은 다시 자동차에도 쓰이게 됩니다. 즉 페이튼 이라는 자동차 디자인이 생겼습니다. 원래의 페이튼 형태의 마차는 운전석 뒤로 차체를 따라 종으로 시트가 마주보고 있는 형태였습니다. 이것이 문을 열고 닫는데 걸리적 거리자, 다시 뒷좌석을 1열만 만들었는데, 대신 뒷좌석이 무척 넓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1912년 경에 ‘트리플 페이튼’ 이라는 형태가 나왔는데, 3열의 좌석이 들어가게끔 넓게 설계되었지만 2열만 넣어 뒷좌석 공간이 충분한 마차를 의미했습니다. 이 ‘트리플 페이튼’ 디자인을 막 꽃 피우기 시작한 자동차들이 채용합니다. 즉, 세단, 컨버터블과 같은 용어라는 뜻이지요. 뒷좌석에 좌석을 1열 더 추가해도 될 만큼 넓은 공간을 가진 자동차를 페이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운전기사를 두고 차를 모는 사람들을 위한 쇼퍼 드리븐 자동차를 의미한 것이지요. 이러한 페이튼 디자인의 자동차들은 2차 세계대전 초창기까지 유행했습니다. 이러한 페이튼 형태의 차량으로 유명한 것은 1925년형 스튜드베이커 페이튼, 1941년형 뷰익 로드마스터 4도어 페이튼 등이 유명합니다. 1931년형 캐딜락 V-16 코울 페이튼도 있네요.

 

<페이튼 중에서 유명한 모델, StudeBaker Phaeton>

 


<1917년형 허드슨 페이튼>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페이튼이란 명칭을 자동차 마케팅을 위해 사용하지 않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재규어 XJ 반덴 플라스, 마이바흐 57과 62 정도가 페이튼 형태의 차량입니다.

 

<현대적 의미에서의 페이튼類 차량의 전형을 보여주는 마이바흐 67>

 

<재규어는 여전히 페이튼類 차량을 뽑아 낼 수 있는 고풍스러운 메이커>

 

 

<회장님이 홧김에 저지른 기함의 탄생>

파이톤은 당시 폭스바겐 그룹의 회장 페르디난트 피에흐에 의해서 입안되었습니다. 피에흐 회장은 폭스바겐 엔지니어들에게 독일 럭셔리 브랜드의 양대 강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고급 라인업에 필적할 기함급 프레스티지 세단을 만들라고 명령합니다.

 

<벤츠의 A 클라스 출시에 발끈하셨던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손자 페르디난트 카를 피에흐 회장님>

 

왜 이런 무모한 생각을 했을까요? 그것은 전통적으로 자신의 텃밭이라 여기고 있던 준중형급 시장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A-클래스를 출시하면서 시작됩니다. 폭스바겐 그룹은 유럽 대중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고, 벤츠가 감히 저가 시장에 발을 담그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죠.

 

뭐, 거기에 대한 초딩틱한 반응이라면

“님하가 우리 텃밭에 들어오면 내가 님하 텃밭에 들어가겠삼”

이 되겠죠?

 

또한 GTi의 생산 단가가 다른 럭셔리 브랜드의 동급 라인업과 비슷한 가격이 되어가면서 더 이상 폭스바겐의 브랜드 이미지를 이끌고 나갈 수가 없게 된 것도 작용했습니다. 뭔가, 기함(旗艦)이 필요하게 된 것이죠.

 

피에흐 회장은 엔지니어들에게 파이튼이 기함이 되기 위한 기술적 요소들을 적어 10가지 조건을 내세웠다고 합니다. 그가 내세운 10가지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인데요. 다른 것들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만, 몇몇 조건들이 자동차 관련 기자들을 통해 밖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외부 기온이 50℃가 넘어도 24시간 300 km/h로 달리면서 실내온도는 22℃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파이톤의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리밋이 걸려있습니다. 피에흐 회장의 또다른 조건은 차체 강성이 37,000 Nm/Degree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플랫폼>

파이톤의 플랫폼은 폭스바겐 그룹 D1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을 쓰는 넘들이 바로 이넘들이죠.

Volkswagen Phaeton (2002-현재)

Bentley Continental GT (2004-현재)

Bentley Continental Flying Spur (2005) (2005-현재)

뭔가 감이 오시나요? 파워트레인은 아우디 A8과 공유합니다.

 



<오홋, 포르쉐의 후계자님 화 단단히 나셨어욤... 위에서부터 벤틀리 콘티넨탈 GT, 플라잉 스퍼, A8>

 

폭스바겐 D1 플랫폼의 개발 코드는 VW611, 즉 원래는 벤틀리를 위한 플랫폼이었습니다만 폭스바겐 그룹 전체에서 별종 플랫폼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우디의 D3 플랫폼과 같은 플랫폼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지만, 아우디의 D3는 알루미늄 플랫폼이고, D1은 강철로 만든 플랫폼입니다. (근데... 알루미늄 플랫폼이 더 좋은거 아닌가요?) 2005년 롱 휠베이스 모델이 나오면서 파이톤은 폭스바겐 승용차 라인업 중에서 가장 긴 휠베이스를 가지게 됩니다.

 

<투명 공장>

파이톤은 수작업으로 친환경적인 공장에서 만들기로 유명합니다. 이른바 투명 공장입니다. 독일어로 Gläserne Manufaktur(투명 공장)라고 합니다. 독일 드레스덴 시내에 위치합니다. 이 공장에서는 벤틀리의 컨티넨탈 플라잉 스퍼를 2006년도까지 파이톤과 같이 만들었습니다. (벤틀리는 현재 잉글랜드 크루에서 생산중임) 


<파이톤의 고향, 독일 드레스덴 Gläserne Manufaktur>

  

<편의사양>

파이톤은 개발단계부터 100개가 넘는 개별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혼류가 없는 4-zone 클라이메이트 시스템(4개의 별도의 온도구역을 가지는 차체 에어컨 시스템), 압충 공기 서스펜션 시스템, 그리고 표준 4motion 4륜 구동 시스템 등이지요. 도장에는 Klavier Lack이라는 옵션이 있는데요. 도장 옵션입니다. 페인트를 두 번 칠할 때 첫 번째 페인트를 칠하고 사람이 손으로 샌딩 작업을 한 후에 두 번째 도색을 입히는 옵션입니다.

 

 

<판매실적>

뭐 기대는 안하셔도 좋습니다. 폭스바겐 파사트 W8 모델이 기억나시나요? 4편-파사트 이야기에서 다루었듯이 W8기통 엔진이었습니다. (W엔진은 2004년 폭스바겐이 스스로 포기한 엔진 기술이죠) 이넘의 비참한 판매량과 거진 비슷했습니다.

사람들은 계산기를 가지고 있지요. 일단 계산기를 두들겨 보지요. 같은 가격의 벤츠와 BMW가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렉서스까지 있습니다. 형제인 아우디 A8은 또 어떻구요? 다들 말합니다. “브랜드는?”

2004년, 미국에서 파이톤은 1,433대가 팔립니다. 2005년 820대가 팔리고, 결국 북미 판매법인은 파이톤을 2006년 모델을 마지막으로 북미에서 철수시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W12 엔진을 가진 파에톤이 갑자기 재조명을 받으면서 중고차가 신차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이 생깁니다. 



<이 엔진이 비운의 W12엔진입니다. WR12라고도 불렸죠. 하지만 이젠 전설이 되어버린 엔진이지요. V형태의 블록 안에 VR엔진이 하나씩 들어있습니다. 즉 3.0리터급 VR6(골프 R32의 VR6기통 엔진과 같지만 조금 작은 엔진)이 두개 붙은 모양입니다. >

 

실제로, 2006년형 모델의 중고거래가는 66,700달러에서 101,300달러 사이에 형성되어있습니다. 이에 고무된 폭스바겐은 2008년 4월 파이톤을 2009년부터 수출하겠다고 발표합니다. 2009년 모델은 LED 데이라이트와 센터콘솔 디자인과 재질을 좀 더 업그레이드 하는 페이스 리프트를 거쳐 출시될 것이라고 하네요.

 

 

<파워트레인 성능>

2007년까지 파이톤의 엔진 트림은 다음과 같습니다.

 

휘발유

3.2 L (3189 cc) V6 241마력 315 N·m 최고속 240km/h (봉인 안됨)

4.2 L (4172 cc) V8 335마력 430 N·m 제로백 6.6초 최고속 249km/h (봉인)

6.0 L (5998 cc) W12 450마력 560 N·m 제로백 5.5초 최고속 249km/h (봉인)

 

디젤 

3.0 L (2967 cc) V6 TDI 233마력 450 N·m 제로백 8.8초 최고속 237 km/h (봉인 안됨)

5.0 L (4852 cc) V10 TDI 313마력 750 N·m 제로백 6.9초 최고속 249 km/h (봉인)

 

파에톤은 ASR(차체조향 보조장치, 트랙션 콘트롤 시스템), ABS, 전자 디퍼런셜 록 (EDL), 엔진 브레이킹 콘트롤(EBC), 전자 제동력 배분장치(EBD), 전자 자세제어 프로그램(ESP), 응급 브레이킹 보조장치(BA) 등의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출처] 5편 - 폭스바겐 페이톤(VW Phaeton, 파이톤) 이야기. (폭스바겐 TDI 클럽) |작성자 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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